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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시사

부산행 공유,과연 이기적 인물인가?



먼저 스포일러를 포함하는 것을 밝힙니다. 









<부산행 스틸컷>



 부산행의 주인공인 '서석우'를 맡은 공유입니다. 사실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 중 얼마나 주인공의 이름을 기억할까요? 

그냥 공유입니다. 사실 영화속 인물중 작중 이름이 별로 거론될 필요도 없고요. 그러니 그냥 공유로 지칭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억나는 작중이름은 딸인 '수안이' 정도?그렇다고 이를 근거로 부산행의 주된 단점중 하나로 거론되는 캐릭터성의 부재와는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칠듯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진주인공 취급을 받는 마동석도 작중이름보다는 그냥 마동석이니까요.




'영화 내에서 가장 큰 행동과 태도의 변화를 보여주는, 부산행의 주제의식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인물이자 서투른 아빠' 


<출처: 나무위키>


가장 큰 행동과 태도의 변화를 보여주는, 즉 공유의 성장스토리임은 분명합니다. 

주제의식을 나타내는 주인공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과연 공유는 이기적이였는가? 하는 의구심이 생깁니다.



 분명 연상호 감독부터 분명히 공유는 이기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못박아 둡니다. 

그리고 초반에 이에대해 계속 밑밥을 깔아두죠.

직업부터가 대놓고 사회적으로 '개미핥기'라고 불리는 펀드매니저입니다. 

그리고 항상 바빠서 가족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음을 암시합니다. 뭐 이건 헐리웃 영화에서도 닳고 달은 소재지요. 

특히 코미디 영화에서 주인공은 일과 가족 두개를 만족시키느라 고뇌하다가 가정의 위기를 겪은 후 

결국에 Family가 중요하다는 그런 결말 아닙니까? 

대표적으로 기억나는 영화는 '클릭'이 있네요. 분명 이렇게 보면 나쁜 아빠일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나쁜 남편이였냐? 더 나아가서 이기적인 사람 ,즉 나쁜사람이였냐?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감독이 시종일관 클리세와 함께 사회적 편견을 이용하여 계속해서 관객들에게 주입시켰다고 봅니다. 우선 아내는 무작정 남편탓만 하는걸로 나옵니다. 관객들은 단지 이혼의 책임이 공유에게 있다고 짐작할 정도만 나오죠. 왜냐? 헐리웃 영화에서 그러했기 때문입니다.


근데 헐리웃 영화에서는 적어도 아내가 남편을 위해 대화를 시도하고 식사를 차리고 뭐 이것저것 많은 노력을 보여주죠. 근데 이영화는 물론 장르가 재난,좀비영화임을 가정하더라도 전화를 통해 아내가 주인공에게 짜증과 함께 답답함을 표현할 뿐입니다. 마치 영화 폰부스의 범인이 따로없죠. 폰부스는 마지막에 범인의 얼굴이라도 나오기라도 하지... 차라리 이럴빠에 아내가 불치병인 설정이 낫지않나..


 뭐 공유가 딸아이의 생일선물을 중복으로 사준것은 빼박 잘못이긴 합니다. 근데 저는 이장면에서도 불만인게 감독, 전문 평론가, 영화리뷰 유튜버, 그리고 일반 관객들 조차 예상했다시피 아 공유가 인성이 쓰레기구나. 이놈이 어떻게 개과천선할까?과 관람포인트중 하나란 말이죠.  그래서 이장면에서 공유가 딸한테 미리 선수쳐서 대신 "엄마를 만나러 가자 그럼 이제 딴소리 안하기?"하고 능글맞게 웃으면서 딸한테도 거래를 하는듯한 장면을 기대했습니다.


 펀드매니저 특유의 냉철하다못해 과장좀 보태면 소시오패스로 보일정도의 딸한테 감정적으로 공감하다기 보다는 댓가로 무마할려는 모습말이죠. 그리고 딸과 아내를 이런식으로 그동안 통제하고 지배하려들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할수 있게말입니다. 


 그런데 공유가 보여주는 모습은 요즘 어머니가 보는 아침드라마의 모습이랑 아주 흡사했습니다. 젊은 병원 원장인데 누가봐도 딸한테 헛소리나 찍찍하다가 불화가 있는 아내에게 맨날 로켓단 마냥 갈굼먹는게 일상입니다. 여기서 공유도 시종일관 자기 어머니한테 짜증내고 직장에서도 부하에게 짜증내고 딸한테도 시종일관 답답하다고 짜증내는 모습입니다. 

차라리 차갑고 타인과의 소통이나 공감보다는 이해관계에 따라 거래하고 이용해 먹는 똑똑하지만 재수없는 인물로 그렸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입니다.




<부산행: 마동석과 정유미 부부> 



 마동석과 정유미 부부가 좀비에 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 공유는 문을 닫아야 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합니다. 

확실히 나쁜놈이라기 보다는 결정장애에 가까운듯 싶은 모습을 보이죠. 

공유가 문에서 가까히 있던건 맞지만 다른승객들도 손하나 까딱안하고 방관합니다. 

다들 당황한건 이해하지만 오히려 하기싫은 일을 암묵적으로 미루는 것처럼 보이죠. 이건 현실에서도 그렇죠. 누가 묻지마 살인 당할 위기에 처해도 대부분 방관하는 세상이잖아요? 

이건 전체주의 문화가 남아있는 한국, 중국,일본에서도 이런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거기다가 뒤에서는 이인간이 얼른 닫으라고 고래고래 소리칩니다.   



오히려 공유는 갈등을 하다가 마동석 부부를 구해줍니다.

그냥 짜증을 잘부리고 소통이 안될뿐 평균보다 이기적이라고 보긴 어렵죠.


분명 알게모르게 공유가 이 재난에 기여했던 인물이지만 어디까지나 몰랐죠. 

이것또한 감독이 대놓고 설정으로 밀어붙이는거죠.

뭐 그럼 또 나치독일과 아이히만을 들고와서 까는분들도 있겠지만;


오히려 후반부를 보면 공유는 "펀드매니저(개미핥기)는 인성이 쓰레기다."의 좋은 반례일 겁니다.

게다가 첨부터 끝까지 딸을 컨트롤 하기는 커녕 전부다 딸의 의견을 쫓습니다.




오히려 딸이 비정상적으로 침착한거 아닌가요? 

거기다가 계속해서 공유에게 틈만나면 도망가다말고 일침을 놔서 아빠를 수정시키려 듭니다. 


특히 "이러니까 엄마가 떠난거잖아요"할때는 

곡성의 "뭣이 중헌디? 이씨벌놈아"하는것 처럼 느껴질 정도로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리고 우주전쟁 보신분들은 잘 알겠지만



 탐쿠르즈는 평소에는 자식들에게도 잉여인간 노답취급 받지만 외계인의 침공에 비로소 

자식들을 위해 각성하고 거칠것이 없어지는 부성애를 보여줍니다. 


세계의 관람객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런 탐쿠르즈의 노력을 보고 칭찬을 할지언정 이기적이네 뭐네 하지않습니다. 

오히려 아들놈이 갑자기 국뽕맞고 미군에 지원해서 외계인 죽인다고 캡틴아메리카 흉내내면서 

어린 여동생 냅두고 입대하러 홀랑 가버릴 때 사람들이 쌍욕했죠.

뭐이건 월드워Z도 마찬가지죠. 실제로 그런 세계구급 재난에 자기만 생각하는게 뭐가 나쁩니까?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계속해서 자기보다 딸의 안전을 최우선시 했는데 말이죠.



어떻게 보면 목숨바쳐 딸을 위해 죽었을 때 드디어 딸이 아버지의 위대함을 느끼는 성장 드라마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독이 의도한건 아니겠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