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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시사

최진기, 인문학열풍의 빛과 어둠을 말하다.


최진기, 인문학 열풍의 빛과 그림자




유명한 수능 스타강사인 

최진기입니다. 


현재는

인문학 열풍에 힘입어 


 가장 대중적인 

인문학 강사로 

알려진 최진기입니다. 


무려 호칭이

"인문학 종결자"


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였죠. 그리고 이러한 수식어는 최진기 특유의 간결하고 직관적인 강의방식이 대중들의 취향을 정확히 저격한 것 때문에 붙여진 것이기도 합니다.  수능 강의를 넘어서 경제강의, 그리고 인문학 열풍에 힘입어 방송에 진출하여 전성기를 구가 하게 됩니다. 반면에 깊이가 떨어지고 검증되지 않거나 잘못된 상식을 전파한다하여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것과 별개로 최진기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 최진기는 결국 2016년 5월 5일 어쩌다 어른에서 "장승업의 군마도"왜곡 강의 사건으로 논란이 되었습니다.

결국 최진기는 모든 방송에서 하차를 하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인문학 열풍의 중심에 있던 최진기가 말하는 인문학열풍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즉, 과거 시점을 다룹니다. 현재로서는 인문학 열풍의 그림자이자 어둠으로 평가받기도 하는 최진기이기에 비교해 보는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최진기는 인문학 열풍에 대해 여러곳에서 여러차례 강의를 해왔지만, 사용하는 이미지 까지 많이 겹치더군요. 


그래서 그중 가장 깔끔한 

세바시 620회 IT는 왜 인문학을 요구하는가? 

(2015년 12월 14일 방영)

기본 참고자료로 활용하였습니다.




최진기가 말하는 인문학의 필요성





최진기의 인문학강의의 시작은 항상 이분으로 부터 시작합니다. 너무나 유명한 스티브 잡스, 애플의 창업자이자 전 CEO였던 사람. 그리고 전설이 된 사람입니다.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함께 

할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그것과 바꾸겠다."



최진기는 이런 스티브 잡스의 어록이 어차피 불가능하기에 하는 계산된 언행임을 말하면서도 애플의 정신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합니다. 여기서 잡스의 이공계가 아닌 전공을 강조합니다. 문이과를 뚜렸히 구별하는 한국인의 관점이 상당히 담겨있습니다. 이어서 잡스가 대학에서 타이포그래피, 즉 글씨체에 관한 전공을 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잡스가 철학과를 진학하였고 글씨체는 훗날 애플에서 쫓겨난 뒤 백수시절 본격적으로 공부하였습니다. 때문에 유튜브에는 이를 지적하는 댓글이 있더군요. 이런 점이 최진기의 최대 약점이기도 합니다. 디테일한 팩트에 약합니다. 


극적인 삶과 죽음으로 세계적으로 인문학 열풍을 일으킨 잡스, 그리고 그 여파는 황당하게도 최진기를 전성기로 이끕니다. 최진기는 여러 강의에서 잡스를 인용할 만큼 그를 존경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넓고 얕은 지식"과 "직관성"을 특성으로 하는 최진기는 묘하게 잡스와 닮은면이 있습니다.





최진기의 인문학 강의에서 2번째로 등장하는건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입니다. 사실 주커버그가 존경하며 닮고 싶은 위인으로 스티브 잡스를 꼽았기에 "그리스 라틴 고전을 원전으로 읽는 것이 취미였습니다."같은 언행은 임팩트가 떨어집니다. 구글에 영어로 검색해봐도 잡스의 키워드로 소크라테스가 바로 뜨는 반면 주커버그는 라틴어 취미는 뜨질 않더군요.



주커버그의 잡스 따라하기로 유명한 '주커버그 옷장'입니다. 온통 회색옷으로 도배해서 맨날 입는 그는 세계에서 제일 옷을 못입는 남자라는 수식어가 붙었습니다. 명백히 잡스 베끼기라 조롱도 많이 받았구요.



스티브 잡스와 주커버그, 

여기 까지 보면 


최진기가 말하는 

인문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란?


훌륭한 위인이 되려고!



뭐 굳이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지만 그이외의 해석이 가능할까요? 


이어서 최진기는 역사 상식 문제를 던집니다. 

그리고 "이런 역사문제를 왜 알아야 되요?"라고 추가로 묻습니다.

 




사실 그 문제는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 문제입니다.



좀더 심화해서 현대자동차에서는 서술형 역사문제도 내는군요. 



"역사 또한 인문학이다. 한국의 대기업들이 신입사원을 뽑을 때 인문학적 소양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기업을 보고 국가가 쫓아간다. 즉, 공기업,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라는 논지를 펼칩니다. 


그렇다면 

국내 대기업은 왜?


라고 질문을 한 후 그 답은 세계 유명 IT기업들의 정책 때문이라고 답을 내놓습니다.



구글, 인텔, IBM 까지 인문학을 굉장히 중시 여긴다는 겁니다. 심지어 스티브잡스가 평생을 악의제국으로 묘사하며 정반대의 길을 걷던 IBM에서는 아예 고위임원의 필수교육과정으로 지정해 놨다고 강조를 합니다. 

이 시점에서 다시 왜 인문학을 배워야 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취업과 승진

  


때문이라는 결론이 되는군요. 





그리고 스토리가 매력적이기로 유명한 블리자드의 게임들도 인문학의 결정체라고 설명합니다. 분명 인문학은 맞지만 철학에서 모든 학문들이 나왔지만 엄연히 분류되어 독자적인 특성을 갖는 만큼, 이정도면 인문학 만능론이 아닌가 싶습니다.




프렌차이즈 고급 커피의 시작인 스타벅스의 성공도 로고 등에 녹아든 스토리를 근거로 인문학의 승리라고 말합니다.





그뒤 또 한번 위 이미지와 함께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저당시 언론과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되었었죠. 그런데 그때도 "저건 액면 그대로 인문학 전공자를 뽑는다는 말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진짜 원하는건 공학적 지식을 갖춘 공대생이 인문학적 소양까지 갖춰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인문학 전공자들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낮을 거라는 예측이였습니다.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탄탄한 기초를 필요로 하는 공학을 배우는 것보다 공대를 나온 사람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는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문사철로 대변되는 학과들과 경제, 경영을 비롯한 사회과학 학과들로 전혀 분류하지 않고 인문학으로 묶어서 장점과 낙관적인 전망만 보여주는게 아닌가합니다.



현재시점에서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2016년 3월에 오마이스쿨의 강의에서 인문학에 대해 강의를 하던 최진기는 이부분을 언급을 했으나 그렇다고 기업에서 거짓말은 한것도 아니고 비관할것도 아니라는 취지의 말을 합니다. 덧붙여서 Expert 즉, 전문가에 대한 어원은 노예에서 왔다고 말합니다. 로마시대에 기술에 대한 전문가들은 노예들뿐이였으며 귀족들은 고귀하게 인문학만 했다고 말입니다.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사농공상을 철저히 나누던 조선시대가 생각나게 하는 말입니다. 


인문학을 배우는 이유를 정리해보면 위인, 취업, 승진 ...

최진기 같은 강사들에게는 명성과 돈을 주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비꼬는게 아니라 최진기가 직접 반쯤 농담형식으로 언급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자기계발서를 굉장히 싫어하지만 역설적으로 <일생에 한 번은 체 게바라처럼> 제목의 자기계발서를 출시하기도 했으니까요. 현실적으로 좌빨진기라고 불릴만큼 진보적 색채가 강한 사람이고 자본주의를 싫어하지만 합법적으로 능력껏 강사로써 돈을 많이버는게 떳떳하고 좋다고 한적이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최진기는 기술적 관점에서 인문학의 필요성을 말합니다. 





기술의 혁신속도가 계속해서 떨어지기 때문에 인문학을 배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에디슨과 잡스를 비교하며 에디슨은 발명을 하고 상상을 했지만, 잡스는 아무것도 만든게 없다. 단지 있던것을 조합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으음, 잡스밑에서 갈려나가던 직원들이 들으면 섭섭할 소리군요.


분명 이미 충분히 많은 기존의 발명품을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중요한 것 맞습니다. 단지 좀더 들어가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로 인한 인공지능의 위협과 특이점과 연관해서 좀더 다뤘으면 어땠을까 싶은데, 인공지능에 대한 강의는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아쉽네요. 아마도 이부분에 대해 물어보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인문학을 배워야 된다고 또 말할것 같긴합니다. 


 


왜곡된 잡스와 실리콘 밸리


 문과와 이과를 인위적으로 나누는 것처럼 지나치게 기술과 인문학을 명확히 선을 긋고 있습니다. 편의상 짧은 시간안에 명쾌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선을긋고 단순화 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이건 인문학을 강조하다 못해 실리콘밸리의 IT기업들이 기술을 천시한다는 인상을 받기쉽습니다. 





<해적왕 골드로저>



단순히 따져봐도 IT기업에서 제1순위로 필수적인 사람들은 엔지니어입니다. 스티브 워즈니악이 잡스랑 함께 하지 않았으면 지금의 애플은 물론 잡스 또한 존재하지 못합니다. 잡스가 인문학과 기술을 결합시킨 선구자로 평가 받는 것은 분명합니다.그러나 그보다도 더 높은 평가를 받는 부분은 스마트폰의 시대를 열고 죽음으로써 세계적인 저성장 시대에 청년들에게 스타트업의 꿈을 꾸게 한것입니다. 이는 대체로 잡스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마침 만화 원피스에서 대해적 시대를 이끈 해적왕이 생각나게 하네요. 잡스가 평생 해적을 롤모델로 삼은것도 그렇고요.


IT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필수조건이 본인이 IT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입니다. 차선책으로 IT기술을 가진사람을 고용하거나 동료로 두면 될 일이지만, 워즈니악처럼 욕심없는 순수한 엔지니어와 야심으로 가득찬 독재자인 잡스처럼 조합이 맞기가 쉽지않습니다. 롤같은 AOS 장르를 해보신 분은 알겁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공동창업자들이 어떻게 갈라섰는가를 보면 알 수 있지요. 페이스북이야 '소셜 네트워크'라는 영화로 창업자들의 불화가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트위터 또한 창업자들간의 갈등이 유명하니 검색해보면 흥미로울 겁니다. 스티브 잡스와 워즈니악도 결국 갈라섰잖아요?


구글의 경우도 좀 그렇습니다.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레리페이지는 둘다 기술적 역량이 있던 사람이였습니다.  거기다 레리페이지는 2001년쯤 "기술자들이 기술자 이외의 사람들에게 통제받으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명목하에 아예 프로젝트 매니저들을 대량해고하는 것을 시도하다 비효율성을 느껴 계획을 취소한 적이 있을정도입니다.  


한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될게 

스티브 워즈니악은 과연 인문학적 소양이 없는 기술자였나? 아니 애초에 모든걸 인문학과 인문학이 아닌 것으로 이분법적 분류를 할 수 있나?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스티브 워즈니악>


이 멍청(?)하고 순해보이는 아재가 스티브 워즈니악입니다. 최초로 개인용 PC를 만든 전설임에도 불구하고 잡스에게 묻히는 감이 있죠. 사실 워즈니악은 잡스랑은 제품에 대한 설계 사상이 달랐습니다. 잡스랑은 다를뿐 자신만의 철학과 사상이 있던 사람입니다. 워즈니악은 제품에 개방적인 슬롯을 남겨두고 이리저리 사용자가 개조할 수 있도록 해야된다고 생각한 반면, 잡스는 철저하게 완전히 폐쇄적이고 완성된 제품을 지향했습니다. 그리고 훗날 이런 대립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진영 vs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대립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좀더 전체적으로 보면,




사유 소프트웨어 진영 vs 오픈 소스 진영의 대립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잡스와 인문학 그리고 기술자, 이런식으로 구별할게 아니란 소리죠. IT업계 나름의 독자적인 사상과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저같은 문외한도 이해할 수 있도록 재밌게 쓴 글이 있어 링크로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 오픈소스의 승리

 



총평


어쨰 빛과 어둠이라고 제목을 정해 놓고 어둠만 얘기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분명 역사를 다룰 때도 그렇지만 이미 최진기가 방송을 하차하게된 시점, 즉 결과가 어느정도 나온 시점에서 평가하는 일은 쉽습니다. 그치만 이런점을 감안하더라도 현재시점에서 보면 정말 실망스러운 강의입니다. 한 때 저는 최진기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였고 유료로 듣진 않았지만 여러 무료강의들을 찾아듣곤 했습니다. 아무래도 본업과 동시에 방송에서 활동하다 보니 깊이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건 사실이기에 인문학과 입시 중 한가지에 집중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제가 수험생일 때 사탐에서는 최진기와 나머지로 분류했던 시절로 기억되는데 현재는 1타에서 밀렸다고 합니다. 거기다 방송에서 하차했으니 타격이 크겠지요.


뭐 연예인 걱정은 하는게 아니라는 말이 있듯이 최진기야 스타강사로써 돈을 이미 어마어마 하게 벌었습니다. 얕은 지식으로 아는체 한다며 싫어하는 사람도 많고, 정치성향이 뚜렷하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다만 강의력은 일류입니다. 돈 걱정도 없는 만큼 앞으로는 문어발식이 아닌 철저한 자료조사를 통해 좀더 밀도있는 강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